관광이 아닌 ‘삶’으로 마주했던 미국의 진짜 얼굴, 그곳에서 맺은 인연
미국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요?
화려한 네온사인과 영화 속에서 보던 대도시, 끝없이 펼쳐진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도 미국을 여러 차례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관광객의 시선으로 바라본 미국과 직접 발로 뛰며 삶과 일의 현장으로 마주했던 미국은 꽤 달랐습니다.
화려한 호텔을 벗어나 만났던 캄캄한 사막의 매서운 추위, 일을 위해 들어갔던 공장에서 입었던 가운, 처음 가보는 관공서를 찾아다니던 일, 낯선 공항에서 길을 찾느라 애를 먹었던 순간까지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때는 힘들고 당황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것도 모두 미국을 알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여행으로 바라본 미국과 삶과 일로 부딪혀 본 미국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번 글은 관광지 소개가 아닙니다. 여러 번 미국을 오가면서 제가 직접 느꼈던 것과 처음 미국 여행이나 출장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넓은 미국에서 배운 것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미국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고 지역마다 분위기도 달랐습니다. 특히 이동과 날씨는 한국에서 생각했던 감각과 다르게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① 가까워 보여도 이동시간은 길었습니다
미국을 다니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 중 하나가 거리였습니다.
지도만 보고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장소도 자동차로 이동하다 보면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지역에 따라 대중교통보다 자동차 이동이 훨씬 편리한 곳도 있었습니다.
출장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약속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동시간을 빠듯하게 잡으면 작은 변수 하나에도 전체 일정이 꼬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미국을 방문한다면 관광지를 몇 군데 갈 것인가보다 숙소에서 목적지까지 실제 이동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② 사막이라고 항상 더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미국에서 직접 경험하고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사막의 추위였습니다.
낮에는 따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곳도 해가 지고 나면 기온이 크게 내려가 예상보다 춥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미국은 땅이 워낙 넓기 때문에 ‘미국 날씨’라고 하나로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방문할 도시와 날짜의 날씨를 따로 확인하고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미국에서는 계획도 중요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받아들일 여유도 필요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2. 사진은 사라졌지만 사람은 남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에서 보았던 풍경보다 더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입니다.
오랜 시간 미국을 여러 차례 오가면서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일로 노트북을 잃어버리면서 그 안에 보관했던 사진 상당수가 함께 사라졌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아깝고 속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상하게도 사진이 없어졌다고 기억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막막했던 순간 LA공항에서 티켓 문제로 당황했을 때 도움을 주었던 직원, 어려운 순간 손을 내밀어 주었던 지인들, 낯선 곳에서 함께 움직이며 고생했던 일행들이 지금도 떠오릅니다.
“사진은 사라졌지만 그때 만난 사람과 그날의 온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LA에서 인연을 맺었던 지인도 생각납니다. 지금은 라스베이거스로 옮겨 공기 좋은 곳에서 여유롭게 지내고 계시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가끔 연락이 옵니다.
그럴 때마다 생각합니다.
여행이나 출장은 새로운 장소를 보고 오는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오래 남는 것은 그곳에서 맺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일 수도 있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3. 지금 미국에 처음 간다면 이것부터 챙기겠습니다
여러 번 경험하고 나니 처음 미국을 방문하는 분들에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거창한 여행기술이 아닙니다. 기본적인 준비를 철저히 하고 일정에는 여유를 두는 것입니다.
① 서류와 날짜는 두 번, 세 번 확인합니다
여권과 입국에 필요한 서류는 물론 항공권 출국·귀국 날짜, 숙소 주소, 현지 연락처를 출발 전에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장이라면 방문할 회사의 주소와 담당자 연락처, 미팅 일정도 별도로 정리해 두면 좋습니다.
작은 날짜 하나, 주소 하나가 잘못되면 낯선 곳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② 휴대전화와 이동 준비도 미리 합니다
미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지도와 연락수단이 필요합니다.
로밍이나 유심, eSIM 등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미리 준비하고 숙소 주소와 중요한 연락처는 별도로 저장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차량 예약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보험 조건과 운전 관련 준비사항도 출국 전에 살펴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③ 모든 일정을 완벽하게 만들려고 하지 않습니다
비행기가 늦어질 수도 있고 도로가 막힐 수도 있습니다. 처음 가는 길을 헤맬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미국을 다니면서 계획대로 되지 않는 여러 상황을 겪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지나고 나니 그런 순간들까지 하나의 이야기가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 다시 미국에 간다면 준비해야 할 것은 철저하게 준비하되, 예상하지 못한 변수까지 모두 통제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글을 마치며
미국이라는 넓고 낯선 땅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도 결국 제 삶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처음 미국 여행이나 출장을 준비하고 있다면 서류와 일정은 꼼꼼하게 챙기세요. 하지만 계획에서 조금 벗어나는 일이 생기더라도 너무 당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준비할 것은 철저하게 준비하고, 예상하지 못한 순간은 여행과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
여러 번 미국을 오가고 나서 제가 얻은 가장 현실적인 여행의 지혜는 어쩌면 이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